
2026년 7월 20일, 코카콜라가 전 세계 200여 개 시장에 동시에 적용될 새로운 글로벌 비주얼 아이덴티티 시스템을 전격 공개했습니다. 이번 개편의 핵심 전략은 명확합니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오차 없이 '코카콜라'임을 느끼게 만드는 것입니다 ("Make every Coca-Cola execution look and feel unmistakably Coca-Cola").
보통 로고나 패키지를 크게 바꾸는 여느 리브랜딩과 달리, 코카콜라는 140년 동안 쌓아온 핵심 자산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길을 택했습니다. 시그니처인 스펜서체 로고, 선명한 레드&화이트 컬러, 다이내믹 리본, 아든 스퀘어 등 브랜드 유산을 버리기보다 패키지, 매장 집기, 디지털 채널 전반에서 한층 크고 또렷하게 강조했습니다. 트렌드를 좇아 브랜드를 새로 그리는 대신, 소비자의 뇌리에 이미 박혀 있는 시각적 자산을 직관적으로 극대화한 셈입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코카콜라 제로 슈거'의 패키징 변화입니다. 제로 슈거 라인업 역시 마스터브랜드의 유산을 그대로 이어받되, 직관적인 차별화 요소를 더했습니다. 'Zero Sugar' 문구를 기존보다 크게 키우고, 캔에는 굵고 강렬한 검은색 다이내믹 리본을, PET 병에는 검은색 뚜껑을 적용했습니다. 소비자가 마스터브랜드의 일체감을 느끼면서도 매대 앞에서 고민 없이 제로 슈거를 골라잡을 수 있도록 정교하게 디자인을 정비했습니다.

이러한 비주얼 통합을 전 세계에 일관되게 적용하기 위해 시스템적 기반도 함께 구축했습니다. 글로벌 마케팅 팀과 협업 에이전시 네트워크가 사용할 수 있는 '브랜드 센터'와 AI 기반의 '디자인 인텔리전스 툴'을 도입한 것입니다.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정밀도와 톤앤매너로 브랜드를 노출하기 위한 기술적 장치를 마련한 셈입니다.

코카콜라 글로벌 카테고리 사장 아르납 로이(Arnab Roy)는 이번 개편을 두고 "사람들이 이미 알고 사랑하는 요소를 바탕으로 더 명확하고 일관되게 다가서기 위한 변화"라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디자인 VP 라파 아브레우(Rapha Abreu) 역시 "단 하나의 매끄러운 비주얼 아이덴티티로 소비자에게 즉각 인식되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코카콜라의 행보는 마케터에게 분명한 시사점을 줍니다. 브랜드의 힘은 무조건적인 새로움이 아니라, 가장 강력한 유산을 직관적이고 명확하게 다듬는 데서 나온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일관된 경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넘어 이를 뒷받침할 디지털 시스템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