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크가 만난 에이전시, 그 네 번째 주인공으로 J4D(제이포디)의 최정인 대표님을 만나보았습니다.
포르쉐, 틱톡, 버드와이저, 라네즈, 유세린, 하리보 등 글로벌 탑 티어 브랜드들이 먼저 찾는 독립대행사. “디지털 시대, 크리에이티브는 멈추지 않는 파도와 같아야 한다”고 말하는 그의 치열한 여정(Journey)을 들어보았습니다.

Q1. 회사 이름이 꽤 강렬합니다. 'J4D'라는 사명에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또 이 이름을 통해 시장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J4D는 ‘Journey for the Digital Creative(디지털 크리에이티브 시대를 위한 위대한 여정)’의 약자입니다. 동시에 제 이름인 ‘정인’의 이니셜 J를 담기도 했고요. (웃음)
디지털 시대의 매체 환경은 매일 급변하고 있습니다. 정해진 답이 없는 이 거친 바다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찾아 항해하겠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저희는 그 여정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기는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Q2. 대표님은 TBWA, HS애드 등 소위 말하는 메이저급 대행사에서 화려한 커리어를 쌓으셨습니다. 안정적인 환경을 뒤로하고 40대 중반에 J4D를 설립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A. 2020년, 창업 당시 제 나이가 마흔이 훌쩍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문득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더군요.
“지금 내가 이룬 성과들이 온전히 내 실력일까, 아니면 회사의 간판 덕분일까?”
거대 조직의 시스템과 배경 없이, 오로지 제 이름과 실력만으로도 시장에서 통할지 증명해보고 싶었습니다.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해 세상에 저를 다시 한번 증명해 보이겠다는 오기, 그리고 내 회사를 통해 진짜 하고 싶은 크리에이티브를 펼쳐보고 싶다는 갈망이 창업으로 이어졌습니다.
Q3. 포트폴리오를 보면 포르쉐, 틱톡 등 글로벌 탑 브랜드들이 가득합니다. 신생 독립 대행사로서는 쉽지 않은 성과인데, 그 비결이 무엇인가요?
A. 글로벌 브랜드의 랭귀지(Language)와 가치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것을 한국 시장에 맞게 ‘로컬라이징’하는 능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틱톡 캠페인이 기억나는데요. 당시 ‘아무노래 챌린지’가 막 뜨기 시작할 때였습니다. 저희는 틱톡이라는 플랫폼이 가진 ‘놀이 문화’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단순한 광고가 아닌 사용자가 가지고 놀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캠페인을 제안했습니다.
기존 대형 대행사들이 TVC 문법으로 접근할 때, 저희는 디지털 네이티브 문법으로 접근했죠. 결국 글로벌 브랜드가 원하는 것은 본사의 가이드를 지키면서도 한국 소비자를 움직일 수 있는 뾰족한 솔루션인데, J4D가 그 지점을 잘 파고들었다고 봅니다.


Q4. J4D 하면 포르쉐의 '오너 스토리(Owner Story)' 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차가 아닌 사람의 일상에 집중해 큰 호평을 받았는데, 어떤 전략이 숨어 있었나요?
A. 당시 포르쉐 911의 글로벌 테마가 ‘타임리스 머신(Timeless Machine)’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였죠.
저희는 단순히 차의 성능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이 차를 타는 사람들의 삶을 통해 그 가치를 증명하고자 했습니다. 국내에 있는 1세대부터 8세대까지의 희귀 모델 오너들을 직접 찾아다녔고, 그들의 리얼 라이프를 인터뷰했습니다.
단순히 차를 소유한 사람이 아니라, 포르쉐라는 브랜드의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멋과 태도를 담아내니, 기존 오너들에게는 ‘헌정(Tribute)’의 의미가 되었고 대중에게는 강력한 동경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 차를 타면 나도 저렇게 멋지게 인생을 향유 할 수 있겠구나”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죠.
Q5. 최근 진행하신 버드와이저 캠페인은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 캠페인을 준비하며 가장 고심했던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A. 버드와이저의 핵심은 음악, 파티, 그리고 ‘함께함’입니다. “Bud never goes alone” 라는 슬로건처럼 수많은 군중이 어우러지는 에너지를 보여줘야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많은 엑스트라와 모델, 장소를 섭외하고 스타일링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일입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생성형 AI를 도입했습니다. AI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완벽한 파티의 분위기, 군중의 표정, 스타일을 만들어냈죠.
물론 단순히 AI에 맡긴 게 아닙니다. 프롬프트를 수없이 수정하고, 수백 장의 이미지 중 브랜드 톤앤매너에 딱 맞는 컷을 골라내는 ‘선택’과 ‘디렉팅’의 과정이 치열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효율성은 높이면서도 퀄리티는 타협하지 않는 새로운 제작 방식을 증명해냈습니다.

Q6. 대형 대행사들과 경쟁하는 J4D만의 조직문화나 업무 방식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희는 ‘특수부대’를 지향합니다.
거대한 정규군처럼 움직이는 게 아니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기동성 있게 타격하고 빠지는 조직입니다. 불필요한 보고나 ‘리뷰를 위한 리뷰’는 철저히 배제합니다. 오로지 결과물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에만 시간을 씁니다.
20여 명의 소수 정예지만, 한 명 한 명이 일당백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속도와 퀄리티 면에서 대형 대행사에 밀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의사결정이 빠르기 때문에 변화하는 트렌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무기입니다.
Q7.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인재상은 무엇인가요? 채용 시 가장 눈여겨보시는 역량이나 태도가 궁금합니다.
A.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인가를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물론 자기 분야의 전문성(실력)은 기본값입니다. 하지만 실력만 좋다고 시너지가 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실력이 곧 성품이고, 성품이 곧 실력’이라고 믿습니다. 팀원들과 호흡을 맞추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태도를 가진 분들이 모였을 때 비로소 ‘1+1=2’가 아닌 무한대의 시너지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Q8. 생성형 AI 등 기술의 발전이 거셉니다. J4D는 기술 변화 속에서 크리에이티브의 본질을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AI는 아주 훌륭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도구가 아무리 좋아져도 결국 ‘선택’은 인간의 몫입니다.
저는 대행사의 핵심 역량을 세 가지로 봅니다.
첫째, 설계 능력(Planning). 어떤 판을 짤 것인가.
둘째, 전달 능력(Delivery). 클라이언트와 소비자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셋째, 실행 능력(Execution). 최상의 아웃풋을 만들어내는가.
AI는 실행 단계를 획기적으로 도와주지만, 앞단의 설계와 설득, 그리고 마지막에 “이것이 우리 브랜드답다”라고 결정하는 심미안은 대체할 수 없습니다.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되, 그 기술을 지휘하는 ‘디렉터’로서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Q9. 대표이자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경영과 크리에이티브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잡고 계신가요?
A. 저는 경영과 크리에이티브를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둘은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크리에이티브 욕심 때문에 회사의 재무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투자를 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효율적인 선순환에 역행한다고 봅니다. 이번 한 번은 잘할 수 있어도 다음은 없기 때문이죠.
"주어진 예산과 한정된 자원 안에서 최고의 퀄리티를 뽑아내는 것."
그것이 지속 가능성을 만드는 핵심이고, 저의 진짜 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영 전략과 크리에이티브의 목표를 동일시하는 것, 즉 '효율 안에서 최상의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제가 균형을 잡는 방식입니다.

Q10. 마지막으로 J4D가 그리는 미래가 궁금합니다. 어떤 회사로 기억되길 원하시나요?
A. ‘파도(Wave)’ 같은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파도는 멈추지 않습니다. 그리고 바위에 부딪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죠.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거대하게 모양을 바꾸며 끊임없이 밀려옵니다.
저희 J4D의 슬로건이 ‘Unstoppable(멈추지 않는), Fearless(두려움 없는), Unbound(비정형의)’ 입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형태를 바꾸며 유연하게 적응하고, 멈추지 않고 용감하게 나아가는 회사. 그래서 언제나 클라이언트에게 거대하고 푸른 파도 같은 파트너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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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4D(제이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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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4D를 만나며 느낀 건 그들이 거친 디지털의 바다를 누구보다 즐겁게 항해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정해진 답을 거부하고 스스로 길을 만들어가는 그들의 파동이, 시장에 어떤 거대한 물결을 일으킬지 기대됩니다.
다음 [피크가 만난 에이전시]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