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매직 펜을 이용한 크리스마스 광고 공개

스타벅스 컵에 적힌 내 이름, 삐뚤빼뚤하지만 묘하게 정감 가는 그 글씨를 기억하실 겁니다. 이번 겨울, 스타벅스가 영국 런던과 맨체스터 거리에서 바로 그 펜 끝의 감성을 거대한 벽화로 옮겨왔습니다.

'Drawn Together'라는 이 캠페인은 화려한 영상이나 CG 대신 우리가 매장에서 흔히 보는 검은색 매직 펜을 선택했습니다. 아티스트 제프 맥페트릿지의 손을 빌려 건물 벽면을 캔버스로 삼았고, 컵에 이름을 쓸 때의 그 투박한 선으로 연말의 설렘을 가득 채웠습니다. 실제 전구와 어우러진 그림은 마치 누군가 거리에 따뜻한 낙서를 남긴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 캠페인이 눈길을 끄는 건 스타벅스의 영리한 전략 때문입니다. 컵에 이름을 쓰는 가장 사소하고 개인적인 경험을 가장 큰 형태의 광고로 확장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줬습니다. 화려하고 복잡한 크리스마스 광고들 사이에서 오히려 힘을 뺀 아날로그 감성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겁니다.

디지털 피로도가 높은 요즘, 완벽하지 않은 손그림은 사람들에게 묘한 해방감을 줍니다. 바리스타의 손글씨가 주는 따뜻함을 거리로 확장해 자연스럽게 매장의 경험을 떠올리게 만든 스타벅스의 이번 시도는 가장 단순한 것이 때로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